1941년 여름, 주인공 김철기와 그를 돌봐주고 있는 광복군 조성욱이 함께 호차(胡差)섬에 있는 율도국(律島國)의 홍길동을 만나, 일본이 개발한 최첨단 핵잠수함인 앵무조개가 건조 중인 장소와 대략적인 생김새에 대해 정보를 공유한다. 이 정보는 일 년 전, 철기의 배다른 누이인 김영숙과 그녀의 연인이자 파트너인 김 씨가 함께 캐낸 것이었다.
일 년 전 둘은 군마현(群馬縣)에 위치한 노조리 호수에서 앵무조개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던 중, 일본군에게 들켜 다니가와 산으로 몸을 숨기게 된다. 그 와중에 영숙은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인 구미호로 변하게 되고, 김 씨는 그런 그녀를 안전하게 돌봐주기 위해 뒤를 쫓는다.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 영숙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김 씨와 사랑을 나누는데, 둘을 엿보고 있던 일본군 병사가 쏜 총알에 김 씨가 맞아 그 자리에서 죽게 된다. 구미호 종족인 영숙으로선 삼백사십여 년 전에 이미 인간에게 배신을 당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었다.
김철기와 조성욱, 그리고 홍길동이 금강산 천선대(天仙臺)를 거점으로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신선 허생의 무리를 찾아 산에 오른다. 허생과 함께 전쟁에 나선 박 씨 부인이 이들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녀는 바로 철기의 생모였다.
한 차례의 생각지도 못했던 전투를 치루고 나서 우여곡절 끝에 천선대에 있는 은신처에 도착하게 되지만, 그곳엔 경찰 신분을 숨긴 채 들어와 첩보 활동을 하고 있는 정형사가 있었다. 삼 년 전에 있었던 끔찍한 사건 이후 악몽에 시달려온 정형사는 드디어 그토록 찾아 헤맸던 철기와 영숙 남매를 보게 된다.
기쁨도 잠시뿐, 두 남매의 무시무시한 정체를 알게 된 정형사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그런 그 앞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두 인물이 나타난다. 바로 김구 선생과 이승만 박사다. 작전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온 이들의 회의는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이 된다.
그리고 드디어 전개되는 앵무조개 폭파작전!
김형준
2013년 영남일보 문학상 소설부문으로 등단.
〈럭키 데이〉 〈10년 후〉 〈세 번째 옵션〉 등을 발표했으며 현재 '풀밭동인회', '200칸 이야기'에서 활동 중.
저서로는 장편소설 《인비보 프로젝트》, 소설집 《도둑고양이》가 있음.
이메일 : mc74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