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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자살사건

이기철은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신문기사를 검색해보던 중, 이십 년 전에 일어난 자살사건을 눈여겨보게 된다. 한일 월드컵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 있던 시기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기철은 먼저 기사가 실린 신문사에 전화를 건 뒤 사건과 관련해서 타살의혹을 기사로 작성한 기자를 찾는다. 그 기자는 자살로 마무리된 사건을 타살일지도 모른다며 의문을 제기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에게 직접 사건에 관해서 얘기를 듣고 싶었지만, 기철은 작년 이맘때 기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낙담한 기철에게 죽은 기자의 후배라는 사람이 대신 만날 것을 제안한다. 시내에 있는 다방에서 김 기자와 만나기로 약속한 뒤, 기철은 경찰서에 전화를 건다. 죽은 기자에게 타살의혹을 처..
이기철은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신문기사를 검색해보던 중, 이십 년 전에 일어난 자살사건을 눈여겨보게 된다. 한일 월드컵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 있던 시기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기철은 먼저 기사가 실린 신문사에 전화를 건 뒤 사건과 관련해서 타살의혹을 기사로 작성한 기자를 찾는다. 그 기자는 자살로 마무리된 사건을 타살일지도 모른다며 의문을 제기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에게 직접 사건에 관해서 얘기를 듣고 싶었지만, 기철은 작년 이맘때 기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낙담한 기철에게 죽은 기자의 후배라는 사람이 대신 만날 것을 제안한다. 시내에 있는 다방에서 김 기자와 만나기로 약속한 뒤, 기철은 경찰서에 전화를 건다. 죽은 기자에게 타살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오 형사가 근무하고 있는 곳이었다.
다음날 아침 오 형사를 만난 기철은 그를 통해 죽은 기자에 대해 얘기를 듣는다. 그는 이십 년 전에 기자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자신이 맡았던 자살사건에 대해 늘어놓은 적이 있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여관방이었고 남녀가 함께 발견되었다. 단순한 자살사건으로 마무리를 지었지만 정황을 다시 들여다보니 타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었다. 이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오 형사는 기자 앞에서 주정부리듯 그 얘기를 떠들었던 것이다. 다음날 조간신문에 자신이 떠들었던 얘기가 기사로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그는 말한다.
기철은 두 번째 약속장소인 길다방으로 향한다. 서울에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 있나 싶을 정도로 오래된 다방에서 김 기자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다방 마담이 죽은 기자와의 친분을 알려주면서 명함을 한 장 보여준다. 만약 나중에 자신에 대해서 묻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이 명함을 보여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명함에는 신철규라는 사람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작가와 기자는 한 회사의 부사장인 그와 점심약속을 잡고 그곳으로 향한다.
세 번째로 만난 신철규는 자살사건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동언의 애인이다. 알고 보니 신철규와 김동언은 동성애자였던 것이다. 그런 김동언이 어째서 여자와 함께 여관방에서 자살을 했다는 것인지 신철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방희영이란 이름의 여자는 신철규와 김동언이 군 생활을 함께하고 있을 때 만났던 다방 레지였다. 그녀가 일했던 곳이 군부대 근처에 있는 역전다방이라는 걸 알게 된 기철과 김 기자는 그곳에 직접 내려가 본다.
역전다방에 갔다가 서울로 올라온 기철은 신철규의 친구인 이동훈의 연락을 받는다. 대학교 인근에 있는 호프집에서 이동훈을 만난 기철은 자살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있었던 일들을 들은 뒤, 자살사건이 일어났던 실제 현장에 가보게 된다. 그곳에서 믿기 힘든 진실을 눈치 챈 순간 기철은 여관 주인의 공격을 받고 정신을 잃고 만다. 낯선 곳에서 정신을 차리지만, 그에겐 소름 끼치는 진실만 남아 있다.
2013년 영남일보 문학상 소설부문으로 등단.
〈럭키 데이〉 〈10년 후〉 〈세 번째 옵션〉 등을 발표했으며 현재 '풀밭동인회', '200칸 이야기'에서 활동 중.
저서로는 장편소설 《인비보 프로젝트》, 소설집 《도둑고양이》가 있음.
이메일 : mc74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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