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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상영관

김형준 | 유페이퍼 | 4,000원 구매
0 0 436 12 0 37 2019-01-25
세월이 지나면서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도 다양하게 바뀌어 왔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에는 주말의 명화를 흑백텔레비전으로 보았고, 조금 나이가 들었을 때에는 동네에 있던 재개봉관에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종로에 있는 개봉관에서 영화를 처음 봤던 건 중학교에 진학하고 난 뒤였고,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1학년 여름방학 때에는 비디오대여점에 수시로 드나들곤 했습니다. 제대를 하고 난 뒤에는 컴퓨터에 DVD를 넣어서 영화를 보다가, 어느날부터는 파일을 다운 받아서 영화를 보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저가의 빔프로젝터를 사용해 방 안을 극장처럼 꾸며서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극장이라는 공간이 필요없게 된 상황에서 앞으로 또 어떤 형태의 관람 방식이 나올까요? 모..

경계의 가장자리

김형준 | 유페이퍼 | 4,000원 구매
0 0 620 14 0 40 2018-12-28
처음으로 소설이라는 형식의 글을 쓰고 나서 합평을 받았을 때 나는 혼란스러웠다. 평소에 상상만 해보았던 재미난 이야기를 문장으로 표현하려고 한 나의 노력을 그들은 장르소설이라며 폄하했던 것이다. 달기지에 있는 천체 망원경으로 지구를 관찰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그렇게 사장되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컨셉 하나만 가지고 억지로 이야기를 진행시킨 탓에 전체적인 완성도가 그리 높다고 할 수는 없는 글이지만, 그래도 장르소설이라는 이유로 평가 절하된 것은 억울하다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나에게 순수와 장르의 차이가 무엇인지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소설의 본질은 이야기이며,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는 그 어떤 규제나 한계가 없어야 한다고..

달고나 뽑기 대작전

김형준 | 유페이퍼 | 3,000원 구매
0 0 409 13 0 31 2018-12-18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이 담배와 관련된 추억을 꺼낸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담배를 끊었지만 그때는 88라이트를 하루에 두세 갑씩 피웠던 제가 그 사람의 금연 시도를 방해한 적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담배를 끊은 지 두 달쯤 되었을 때 저와 만나 술을 마셨는데, 술자리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그에게 제가 담배를 권한 탓에 결국 금연에 실패했다는 것이었죠. 그 사람은 지금도 담배를 피우고 있지만, 저는 어느덧 담배를 끊은 지 10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똑같은 일을 겪은 당사자들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서 그 상황을 다르게 기억하게 마련이죠. 금연을 하느냐 마느냐 옥신각신하면서 서로 다른 기억을 만들었던 것처럼 남녀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른 버전..

자살나무

김형준 | 유페이퍼 | 3,000원 구매
0 0 510 13 1 28 2018-11-17
염세주의(厭世主義) : 인간의 삶은 고통뿐이며 따라서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는 철학적 사유를 나타내는 말.(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발췌) 인간의 삶이 2시간짜리 비디오테이프에 녹화되어 있다면, 나는 언제쯤 죽음을 바랐던가? 40분 정도 돌아가던 테이프가 비디오 헤드에 씹혀서 재생이 멈췄을 때, 나는 뚜껑을 열고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기억이 저장되어 있는 필름은 더 이상 회생이 불가한 상태. 어쩌면 나는 그때 멈춘 상태로 지금껏 살아오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의심해본다. 뭘 해도 안 되는 것 같았던 그 시절에 썼던 11편의 단편소설을 세 번째 작품집으로 묶어보았습니다.

무희들

김형준 | 유페이퍼 | 3,000원 구매
0 0 439 13 0 30 2018-10-16
이번 작품집과 관련해서 소개 글을 쓰려고 하다보니 문예창작과 재학 시절에 한 교수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떠오르네요. 소설가는 자신의 자서전을 따로 쓰지 않는다는 말. 이유는 자신이 쓴 작품 속에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그때 그 교수님은 말씀해주셨습니다. 지금껏 써왔던 시간보다 앞으로 써야 할 시간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써왔던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소설을 하나씩 읽다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좌절하고 방황하다가 결국엔 화를 참지 못해 분노하던 그 시절의 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21세기라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도 희망을 찾지 못했던 그때 그 시절에 썼던 단편소설 11편을 하나의 작..

장마 전선 이상무

김형준 | 유페이퍼 | 3,000원 구매
0 0 598 12 0 36 2018-09-26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언가를 강제적으로 해야 한다는 건 어떤 일이든지 고통스럽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앞으로 그런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을 때도 그렇고, 그런 상황 속에서 그 일을 하고 있을 때도 그렇고,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 일로 인한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자가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일을 겪어야 하거나, 겪고 있거나, 혹은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악몽을 꾸고 있는 여러분과 함께 그때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군대가 배경이거나 소재인 10편의 단편소설을 묶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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