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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고양이

김형준 | 유페이퍼 | 3,500원 구매
0 0 411 13 0 20 2020-05-01
돌이켜보면 소설을 쓴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동안 저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죠. 잦은 음주와 과도한 흡연으로 인해 몸이 망가지기도 했고, 그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서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고 많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했으며, 결국 소설밖에 길이 없다는 걸 알게 된 후 등단이라는 경험도 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썼던 작품들이 이 책에 실려 있는 12편의 단편소설입니다. 힘들고 아팠지만, 즐겁고 자랑스러웠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 20년 동안의 세월이 기록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부디 재밌게 읽어주신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써브웨이

김형준 | 유페이퍼 | 3,500원 구매
0 0 307 33 0 35 2019-12-27
김형준씨의 『써브웨이』는 환상성이 가미된 작품이었는데, 판타지나 환상소설로 분류하기는 어려운 글이었다. 환상소설은 비현실적인 요소가 무작위로 등장하는 글이 아니라, 그 비현실적인 요소가 등장하는 규칙을 통해 다른 세계를 이야기하는 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작위로 등장하는 비현실성을 설명하기 위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널리 활용되는 원형을 고르는 것은, 해법이라기보다는 빠져들기 쉬운 함정이라고 밝혀두고 싶다. 순차적으로 글을 읽는 독자에게는 그렇게 읽히지 않겠지만 글의 후반부에서 유도하듯, 환상 부분을 환각으로 처리하고 이야기를 사실적인 것으로 바꿔서 읽을 때에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결말에서 제시된 사건은 왜 전날 밤 모텔에서 일어나지 않고 지하철 종점에서 일어..

당나귀들

김형준 | 유페이퍼 | 5,000원 구매
0 0 740 24 1 30 2019-12-19
나는 대필작가다.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뒤 영화사에서 시나리오 작가의 꿈을 키웠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지금은 기획 출판사에서 대필작가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나에게 이쪽 일을 소개해준 건 대학교 선배인 박 실장이었다. 영화사가 망한 걸 어떻게 알았는지 그는 졸업 후 처음으로 나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걸 계기로 박 실장과 나는 학교 선후배가 아닌 직장에서 갑을관계가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가 원하는 모든 걸 처리해줘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었다. 자존심을 접어가며 그와의 관계를 유지해온 덕분에 올해도 나는 일을 하나 받을 수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두 달 전에 시작된 일은 자서전을 집필하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땅 정가운데에 있다는 중앙빌딩의 운영자 미스터 센터..

미친 者들

김형준 | 유페이퍼 | 4,500원 구매
0 0 534 26 0 35 2019-12-18
프리랜서 기자인 김수철은 큰빗이끼벌레와 관련해서 기사를 쓰기 위해 지방에 내려갔다가 지금 막 집으로 돌아왔다. 일주일 동안 집을 비운 사이에 어머니와 아내는 또 다시 냉전 상태가 되어 있었다. 일 년 전에 수철의 아들이 죽은 이후 두 사람은 그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항상 싸움을 반복해왔다. 이러한 가정사와 별개로 국회에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탄핵 심판이 열리던 날, 정권을 계속 이어 가기 위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던 것이다. 집시법을 비롯해 많은 것이 정권 유지에 유리하도록 바뀌고 난 지금, 수철은 집에 도착해서 짐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또 다시 밖으로 나갔다. 큰빗이끼벌레와 관련해서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한강에서도 발견되기 시작한 큰빗이끼벌레가 집 근..

월드컵 자살사건

김형준 | 유페이퍼 | 4,000원 구매
0 0 310 26 0 34 2019-12-11
이기철은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신문기사를 검색해보던 중, 이십 년 전에 일어난 자살사건을 눈여겨보게 된다. 한일 월드컵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 있던 시기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기철은 먼저 기사가 실린 신문사에 전화를 건 뒤 사건과 관련해서 타살의혹을 기사로 작성한 기자를 찾는다. 그 기자는 자살로 마무리된 사건을 타살일지도 모른다며 의문을 제기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에게 직접 사건에 관해서 얘기를 듣고 싶었지만, 기철은 작년 이맘때 기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낙담한 기철에게 죽은 기자의 후배라는 사람이 대신 만날 것을 제안한다. 시내에 있는 다방에서 김 기자와 만나기로 약속한 뒤, 기철은 경찰서에 전화를..

프랑켄플라이

김형준 | 유페이퍼 | 5,000원 구매
0 0 552 21 0 34 2019-11-08
우주장례라는 문화가 생겨난 지 올해로 십이 년째 되었다. 고인을 특수한 금속관에 안치하여 우주로 쏘아올리는 장례식은 일부 특권층만 누릴 수 있는 문화였다. 만만치 않은 비용 탓에 일반인은 꿈도 꿔볼 수 없는 이 장례문화를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일반인은 우주장례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유는 해가 바뀔수록 일반인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첫 번째 사례가 발생한 건 벌써 십 년 전이었다. 그날 밤, 아파트 단지 안으로 로켓의 잔해가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금속관을 실어 우주로 날아갔던 로켓은 원래 공해상으로 떨어지도록 설정해놓았지만 가끔 발생하는 오류로 인해 전혀 엉뚱한 곳으로 추락지점이 바뀌기도 했다. 첫 번째 사례가 발생했을 때..

고스트 하우스

김형준 | 유페이퍼 | 3,500원 구매
0 0 521 25 0 48 2019-08-21
사채 빚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을 결심한 남자가 PC방에서 무언가를 검색해보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그가 찾고 있는 건 함께 동반자살을 할 사람이었다. 개인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글을 보고 남자는 즉시 이메일을 보냈다. 솔직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보낸 것이었는데 답장메일이 도착했다. 우선 메신저에서 대화를 나눠보자는 내용이었다. 요청에 따라 메신저에 접속해보니 상대방은 여고생이었다. 자살을 결심한 여고생은 오래 전부터 담아놓았던 계획을 남자에게 털어놓았다. 그녀의 계획 중 자살 장소는 강원도 오지마을에 있는 별장 근처였다. 별장엔 오래 전부터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다. 삼십여 년 전에 지어진 별장은 한 차례의 화마로 불 타 없어진 뒤 다시 지어지긴 했지만, 그때 죽은 사람들..

자유로에 귀신은 없다

김형준 | 유페이퍼 | 3,500원 구매
0 0 401 15 0 35 2019-08-06
석두는 요즘 룸메이트인 호철 때문에 화가 나 있었다. 취직이 안 돼 빌빌거리는 친구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고 있는 자신에게 커다란 실수를 연달아 벌인 것이었다. 양복 한 벌 장만할 여유가 없는 호철에게 석두는 자신의 옷을 기꺼이 빌려주곤 했다. 취직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간다는 친구에게 그까짓 것쯤 얼마든지 빌려줄 수 있었다. 며칠 전 그날도 호철은 면접을 위해 석두의 옷을 빌려 입고 나갔다. 특히 그날 빌려준 옷은 석두가 평소 아끼던 것이었다. 석두 자신이 첫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입었던 옷으로, 지금 다니는 회사에 취직할 수 있게끔 만들어준 행운의 옷이었다. 그러나 행운은 석두에게만 적용이 되는 모양이었다. 술에 취해 들어온 호철은 낡고 유행이 지난 석두의 ..

미트볼 대작전

김형준 | 유페이퍼 | 3,500원 구매
0 0 531 21 0 59 2019-06-27
얼마 전에 수능시험을 보았던 규철은 며칠째 PC방에 들락거리고 있었다. 평상시 집에서는 부모님 말 잘 듣는 착한 아들이었고, 학교에서는 조용하고 내성적이어서 있는 듯 없는 듯 선생님 눈에 띌 만한 짓은 하지 않았던 학생이었다. 그런 그가 생각지도 못했던 재수라는 난관에 부딪치게 된 것이었다. 난생 처음 좌절을 맛보게 된 그는 복잡해진 마음을 게임이라도 하면서 풀어보려고 했다. 칼과 방패로 몬스터를 죽이고 저격용 라이플로 적을 사살하기 전에 그는 먼저 필후와 함께 운영하는 카페에 들어가 보았다. ‘우리의 집’이라고 이름 붙여놓은 카페에 들어가 규철은 오래된 친구와의 추억을 살펴보았다.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 같이 살면서 중학교 때까지 붙어 다녔던 필후는 가수가 되기 위한 ..

헬싱의 후예들 下

김형준 | 유페이퍼 | 3,000원 구매
0 0 425 12 0 29 2019-06-20
목적지에 도착한 철기 일행을 쿠다라상이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김덕규는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김덕규가 철기를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에 대해 물었다. 사실 김덕규는 이곳 인천 지역에서 재산상속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법무사 일도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철기의 아버지인 김 박사는 김덕규에게 그 문제를 맡겼던 것이었다. 저명한 역사학자인 김 박사는 일본에서 731부대와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일본에서 일어났던 현대판 731부대 사건도 김 박사의 제보가 큰 도움을 줬던 거라고 김덕규는 알려주었다. 철기로선 처음 듣는 얘기였다. 무덤덤한 그에게 김덕규는 아버지가 하신 일과 관련해서 편지를 받은 적이 없냐고 물었고, 철기는 품에 숨겨놓았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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